- 숲 한가운데 유난히 무성한 보리수나무 아래 방석처럼 반듯한 바위에 앉아 깊은 명상에 잠겼습니다. 이윽고 싯다르타의 몸을 밝은 빛이 감싸고돌았습니다. 어두운 인간의 마음을 환하게 비추는 거룩한 빛이었습니다. 온갖 마구니의 유혹과 공격을 물리치고 수행에 정진하여 12월 8일 새벽 떠오르는 샛별을 보는 순간 드디어 모든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 진리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어지므로 저것이 없어진다.”라는 연기(緣起)의 도리입니다.
- 이 세상의 모든 명예와 아름다운 궁전을 버리고 출가한지 6년 만에 싯다르타는 부처님이 되었습니다. 부처란 곧 “깨달음을 얻은 사람” 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사람들의 괴로움이란 모두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데서 나오는 구정물이다. 어리석음, 질투, 교만, 터무니없는 욕심, 허영, 시기, 이런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깨끗이 닦는다면 그 사람이 바로 부처다.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만이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나오고 마음으로 돌아간다. 마음이 곧 부처요, 그대가 곧 부처다.>
- 석가모니 부처님은 사람들을 찾아 가르침을 펴기 위해 길을 떠나 제일 먼저 같이 수행했던 다섯 신하가 있는 사슴동산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신하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너희들은 나를 태자라 부르지 마라. 나는 이제 모든 것을 깨달아 부처가 되었다. 이제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펼 작정이다. 오늘부터 나는 카필라 왕국의 싯다르타가 아니다. 나를 부처라고 부르도록 하라.” 고요하면서도 힘찬 부처님의 말씀은 거룩한 위엄이 넘쳤습니다.
- 신하들은 간청하였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을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저희에게 올바른 깨달음의 길을 일러 주십시오.” “그렇다면 너희들은 이제부터 마음속에 있는 모든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맑고 깨끗해져서 근심이나 괴로움이 없어진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섯 신하는 기쁜 마음으로 머리를 깎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슴동산은 제자들의 수행 장소가 되었고 사람들이 몰려들어 어느덧 제자는 56명이나 되었습니다.